
시나가와에 있는 출입국관리국
나는 한국에서 1년간 개발자로 근무하고 '기술/인문 지식/국제 업무' 3년 비자로 일본에 해외 취업했다.
원래는 한국에서 일본인 아내와 같이 살기 위해 한국의 배우자비자를 준비했었지만,
생각이 바뀌어 일본에서 살기로 결심하고 넘어와 내가 일본 배우자비자를 준비하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우자비자로 1년이 나왔다.
굳이 기존의 비자로 3년이나 체류할 수 있는데 굳이 재류허가기간이 1년으로 떨구면서까지 번거롭게 배우자비자로 바꿔 꾼 이유는 두 가지다.
- 취업제한이 없다. => 회사나 내 직종, 더 나아가 부업에도 제한이 사라진다. 나는 회사나 직종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부업에 대한 욕심이 있어 배우자비자로 변경하기로 결심했다.
- 영주권 취득을 위한 지름길 => 취업비자로 영주권을 얻으려면 이론상 10년이 걸리지만, 배우자비자는 이론상 3년이면 된다.
즉, 지금 당장 재류허가기간을 희생하더라도, 노동자유의 확보, 장기적으로 영주권을 얻어야한다면 지금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는 생각에 배우자비자를 신청했다.
신청에 앞서, 알아야할 중요한 것은 '비자'와 '재류자격'의 구분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처음 올때는 입국하기 위한 '비자'를 받는 것이지만,
일본에 이미 와서 자격변경이 필요한 경우 '비자'를 취득하기 보다는, '재류자격'을 취득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물론 비자대행사나 일반적으로는 배우자비자라고 퉁쳐서 이야기를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개념이다.
(처음에 이것 때문에 좀 헷갈렸다. 일본에 와서 일본인 배우자 비자를 신청한다고 하면, 여권에 붙어있는 비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일본인의 배우자 비자를 신청한다는 표현보다도, '배우자 비자 재류자격 변경'을 신청하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아무튼 내 시행착오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경우는 아래와 같은 스케줄로 움직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한 달만에 서류작성부터 재류자격 수령까지 절차가 끝났다.
그 과정을 순차적으로 정리해본다.
2024년 3월 17일 일요일 하루 날 잡아서 재류자격 변경신청서를 모두 작성하고,
2024년 3월 18일 월요일 도쿄 출입국관리국에 가 재류자격변경을 신청하고,
2024년 4월 17일 배우자비자 허가통지를 받아,
2024년 4월 18일 도쿄 출입국관리국에 가 새로운 재류카드를 수령했다.
1. 2024년 3월 19일 재류자격 변경 서류작성

먼저 이 서류를 빨리 끝내려면 하나하나 서류번호를 붙여 인덱스를 만드는 게 좋다.
은근히 서류가 많기 때문에 인덱스가 없으면 뒤적거리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아래의 출입국관리국 사이트에서 총 11개의 서류를 준비하면 된다.
서류별 자세한 기입방법은 인터넷에 워낙에 많이 돌아다니니, 나는 주의할 점만 따로 적겠다.
https://www.moj.go.jp/isa/applications/status/spouseorchildofjapanese01.html?hl=ko
<재류자격변경 제출서류 목록>
1) 재류자격변경허가신청서 1통
2) 증명사진
3) 배우자(일본인)의 호적 등본(전부 사항 증명서) 1통
4) 한국의 결혼증명서 1통
5) 일본에서의 체류비용을 증명하는 자료
(1) 최근 1년분의 주민세의 과세(또는 비과세) 증명서 /납세 증명서(1년간의 총소득 및 납세 상황) 각 1통
=> 나는 2023년 6월에 일본에 온지라, 과세/비과세 증명서 발급이 없었다.
레와 5년(2023년)은 2024년 6월부터 발급이 가능하다고 함.
(한국처럼 전년도 회계가 끝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고 그 후부터 발급이 되므로 참고)
(2) 기타 : 예금통장, 내정통지서 등 => 내 경우 예금통장, NISA증권잔고, 회사급여명세서, 회사채용시 급여협상 문서 첨부했다.
6) 배우자(일본인)의 신원 보증서 1통
=> 이게 약간 문제인데, "신원보증인은 일본에 거주하는 배우자(일본인)"이라 적혀있다.
내 경우 내가 외국인인 내가 외벌이에, 일본인 와이프가 전업주부라,
배우자를 보증인으로 적었을때, 수입과 직장처를 적을 수가 없어서 괜찮을까 걱정이 됐었다.
결론적으로는 배우자비자가 나왔기에 재류자격 변경에 있어서 치명적인 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가능하다면 배우자의 가족 중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을 보증인으로 지정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
7) 배우자(일본인)의 세대 전원의 기재가 있는 주민표의 사본 1통
- 개인 번호(마이 넘버)에 대해서는 생략
-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생략하지 않도록 주의
8) 질문서 -> 상대 일본인 배우자가 써야한다.
9) 부부간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스냅 사진(두 사람이 찍혀 있고, 외모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것. 어플로 가공한 것은 불가.) 2-3장 정도.
- 그 외: SNS 기록 · 통화 기록
10) 현장 여권제시
11) 현장 재류카드 제시
2. 2024년 3월 19일 재류자격 변경 서류작성

시나가와 역에서 내려 고우난입구로 나와 좌측으로 가 횡단보도를 건너 입국관리국행 버스를 탄다.

일본 〒108-0075 Tokyo, Minato City, Kōnan, 1-chōme−9, 시나가와역 고우난입구
시나가와역에서 내려 고우난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스 하나에 외국인들이 길게 줄지어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 가서 버스를 타면 입국관리국으로 갈 수 있다.
입국관리국 내부는 사진을 찍는 게 금지되어있어, 사진은 첨부하지 않는다.
재류자격변경신청을 위해 제일 좋은 것은 '사전예약'을 하는 것이지만, 나는 그런 것을 몰라 그냥 갔다.
먼저 입구로 들어가서 1층 좌측으로 가면 번호표를 발급해준다.
그것을 받고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눈치껏 자기 위치를 찾는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접수를 할 수 있는 그룹에 배정된다.
그 사이에 우편카드를 하나 주는데, 그곳에 자신의 주소를 적는다.
이 카드를 통해 심사완료 통보가 온다.
내 경우 오후 1시 정도에 가니, 오후 2시 30분부터 내가 속한 그룹의 접수가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2시 30분에 접수가 시작되어 1시간 정도 줄을 기다려, 오후 3시 30분 정도에 접수가 끝났다.
3. 2024년 4월 17일 배우자비자 허가통지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몰랐다. 사람마다 다 상황이 달라서, 3주만에 됐다는 사람도 있었고, 3달이 걸렸다는 사람도 있었다. 뭐 적당히 1-2달 걸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딱 1달이 걸려 새로운 재류카드 수령 통지서가 왔다.

이렇게 영주심사부분이란 곳에 체크가 되어 집으로 배달된다.
주의할 점은 생각보다 재류카드 수령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내 경우 4월 17일날 저 통지서를 받았는데,
재류카드 수령기간은 4월 30일, 딱 2주간이었다.
재류카드골든위크에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지라,
어쩌고 저쩌고 꾸물대면 깜빡할 것 같아서
저 통지서를 받은 바로 다음날 출입국관리국으로 향했다.
4. 2024년 4월 18일 재류카드수령
배우자재류자격변경이 허가되면 통지서에 인지 가격 4000엔에 체크가 되어있다.
입국관리국에 도착하면 바로 내부의 패밀리마트로 향해 그곳에서 4000엔 인지를 구매한다.
빨간선을 따라가면 되니 바로 알 수 있다.


4000엔 인지 겟
구매한 인지를 갖고 2층으로 올라가 A구역으로 가면 된다.
처음 입국관리국을 갔을 때 너무 느긋하게 오후에 갔다가 힘든 경험이 있어,
이날은 아침 8시 50분에 일찍 도착했다.
접수는 별로 줄을 서지 않고 금방해서 10분도 안걸렸는데,
접수 후 재류카드 수령까지 대략 1시간이 걸렸다.
끝나고 나오니 대략 10시였다.

새로운 재류카드를 받으면 이전 재류카드에 빵꾸를 뚫어준다.
이렇게 새로운 재류카드를 받게됐다.
취업체류 3년에서 배우자체류 1년으로 줄어든 반면,
새로운 재류카드에 "취로제한 없음"이 적혀있는 게 기분이 묘했다.
나는 일본인을 배우자로 두고, 대기업을 다니며, 일본국적의 자녀도 있는데
1년이란 체류허가기간이 나온 건 다소 아쉬웠다.
물론 일본에 온지 아직 1년도 안됐고, 겨우 3달 전에 이직을 해서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나보다.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보통 배우자 자격의 체류기간은 1년 -> 1년 -> 3년으로 기간이 나온다고 하니
예외가 없는 한 나도 다음 신청 때 또 1년이 나올 것 같다.
근데 한 번 갔다오고 서류작성하는 게 보통 빡쌘 일이 아니라,
가능하면 다음에는 한 번에 3년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바로 영주권 신청자격이 주어져서 이보다 편할 수가 없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비자대행사 도움없이 혼자 다 해낸 것이 꽤 뿌듯했고,
매우 스피디하게 지체없이 일을 진행해서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은 것도 좋았다.
아무튼 나처럼 일본에서 취업한 후 체류자격을 변경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2025년 1월 17일에 체류기간 갱신을 새롭게 신청하기 전까지,
"취로제한 없음", 이 조건을 이용해서 '부업'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